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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 이해하기

삼성전자가 tsmc를 절대 넘을 수 없는 이유

by 에코초딩 2024. 7. 11.

삼성전자는 tsmc를 넘을 수 없다.

반도체 제조 공정은 크게 설계, 생산, 후공정으로 나눠집니다. 그 중 생산 즉, 웨이퍼를 가공하는 공정이 파운드리 공정입니다. 그래서 파운드리 기업은 설계는 안하고 오로지 받은 설계도만을 가지고 생산만 하는 기업입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tsmc가 있고, 2017년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사업부를 출범했습니다.

 

반도체 제조공정 구조

  • 설계 : 팹리스
    • - 엔비디아
    • - 퀄컴
    • - 브로드컴
  • 생산(웨이퍼 가공) : 파운드리
    • - tsmc : 점유율 1위 (60% 이상)
    • - 삼성전자 : 점유율 2위 (11%)
    • - SMIC : 중국 최대 규모의 파운드리 기업
  • 후공정(가공 된 웨이퍼를 처리, 포장) : OSAT
    • - Amkor

 

tsmc 설립 당시 대만의 상황

왜 삼성전자가 tsmc를 넘을 수 없는지 알아보기 전에 tsmc의 설립 배경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그래야 전개가 자연스러울 듯합니다.)

tsmc의 설립 배경을 알아보려면 대만의 역사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tsmc 기업이 대만의 정부 주도로 설립된 국영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1949년 국공전쟁 패배 후 장제스의 국민당이 대만 섬으로 이전했습니다. 장제스는 1949년~1975년 26년 동안 대만을 독재 통치했고, 독재하는 기간 동안 경제가 발전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경공업 (신발, 섬유 등) 으로 무난하게 시작 했으나, 커다란 변환점을 맞게 됩니다. 1971년 UN에서 중국을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하고 대만을 퇴출 시킨 것입니다. (1979년 미국과 대만 수교 단절) 이렇게 되니 대만의 경공업 수출길이 막히게 되었습니다. (설상가상 오일쇼크까지 겹침)

그때, 대만 정부가 산업 구조 전환의 필요성을 느끼고,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전자 산업, 반도체 산업으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1980년대 과학단지가 설립 되고, tsmc도 이 단지에서 시작 되었습니다.

 

모리스 창, tsmc 설립

모리스 창은 1931년 생으로 대만 반도체의 아버지라 불립니다. 하버드에서 문학 전공 했으나, 취업을 위해 공학으로 진로 바꿔 반도체를 최초로 개발한 TI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에서 근무를 시작, 부사장까지 역임을 했습니다. 당시(1980년대 초반) 대만의 경제부 장관(리궈딩)이 모리스 창에게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키워달라 요청을 했으나, TI에서 잘나가던 모리스 창은 대만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모리스 창이 TI에서 사장 승진에 탈락하고, 커리어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이 때 TI를 그만 두고 다른 회사 잠깐 있다가 대만정부에서 다시 러브콜을 보내자 요청을 수락하게 됩니다. (1985년 대만으로 들어옴)

모리스 창의 계획은 이랬습니다. 당시 실리콘밸리에 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생기기 시작 했을 때였습니다. 반도체 생산을 어디에 맡겨야 하는데 TI 와 같은 반도체 기업에 맡기면 기술을 뺏기는 상황이니, 그들과 경쟁하지 않고 순수하게 반도체만 제작하면 승산 있지 않을까.

그래서 파운드리(위탁생산)라는 비즈니스 모델 만들어서 정부의 지원아래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작 당시, 당장 수익 낼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라고 장관에게 말했고, tsmc는 1987년 대만 공기업으로 출발(대만 정부 60% 지분),  1992년 민영화가 되었지만 여전히 최대 주주는 대만 정부입니다.

 

tsmc의 성장 발판

이후 모리스 창의 말대로 20년 이상은 크게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2010년 대 들어 아이폰 등장과 함께 애플의 반도체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급성장 합니다. (아이폰 초기에는 애플 반도체를 삼성전자에서 만들었으나, 2010년대 중반에 tsmc로 넘어감)

애플 반도체를 차질 없이 만들어내니 이후 퀄컴, 엔비디아, 브로드컴 이런 대기업들도 주문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016년 부터 데이터 센터의 보급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tsmc도 급성장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때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반도체 수요가 급감 했던 때도 있었으나, 이 때 모리스 창은 오히려 직원수를 늘리고, 과감한 투자를 하여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삼성이 tsmc를 넘을 수 없는 이유

반도체 설계 회사(팹리스)가 파운드리 기업에 생산을 맡길 때는 설계도를 넘겨주고, 파운드리 기업은 설계도 대로 생산만 하게 됩니다. 이 때 파운드리 기업의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신뢰입니다. 이 파운드리 업체가 우리 도면을 가지고 자체적으로 뭔가 만들지 않을까? 다른 업체에 기술을 넘기지는 않을까? 이런 의심이 든다면 아무리 기술력이 좋은 파운드리라도 도면을 주지 않을 것입니다.

 

tsmc는 설립 단계에서부터 '우리는 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다.'를 기업의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30년간 그 신뢰를 쌓아왔습니다. (고객 친화적인 생태계) 저 업체에는 우리 설계도를 믿고 맡겨도 된다는 신뢰를 30년간 쌓아왔습니다. 그 때 삼성전자가 2017년 (tsmc보다 30년 늦게)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를 자체 기술력으로 자체 생산해왔던 기업입니다. 파운드리 기업이 아니라 원래 반도체를 개발-생산하는 기업인데 파운드리 사업부를 따로 분리 한겁니다. (고객 친화 보다 기술 개발이 우선인 기업)

 

고객사가 설계도를 믿고 맡길 수 있을까요? 

삼성전자가 tsmc를 넘어 설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운드리 사업을 해야 하는 이유

현재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1위 (60% 이상), 2위 삼성전자 (11%) 로 수치상으로는 2위지만 사실상 tsmc가 독점하는 구조 입니다.

 

AI 산업의 시작과 함께 반도체의 수요는 더 늘어 날 것입니다. 점유율이 낮아도 그 파이가 커지기 때문에 충분히 할만 하다는 뜻입니다. 또한 반도체 생산 능력이 곧 국가의 능력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중국이 대만을 힘으로 압도하지 못하는 이유도 반도체 때문입니다. 전 세계에서 반도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가는 중국인데, tsmc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중국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입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대만이 실리콘 방패를 가졌다고 표현)

한국 기업이 tsmc의 독주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견제를 하면서 이익을 가져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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